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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5 나의 우울에 대하여 본문

흩어진 밤을 그러모아

230105 나의 우울에 대하여

굥갱 2023. 3. 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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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병원을 찾았다.
요 며칠은 슬펐고, 상실했으며, 답답하고, 때로는 잠들기 힘들었다.
사실 버틸 수 있는 무게임을 알지만 동시에 여행이라는 벽이 앞에 있다는 게 더 까마득했다.
어쩌면 나는 지금의 안온한 일상을 깨부수기 싫은 걸지도 모른다.
다녀오면 무엇이든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나를 도망치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대로 비행기를 타면 공황장애가 올 것 같고
외국에서 감정이 터진다면 어디에 기대야 할지 몰라 무엇이든 쥐고 싶었던 걸도 모른다.
약 1년 만의 병원.
살아계셨네요 라는 질문이 다소 섬뜻했다.
나는 괜찮은데 괜찮지 않다.
이전과는 상담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느낌.
전에 나는 좀 더 억누르고 삼키는 게 익숙했다면 지금은 쏟아내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
어디든 중간은 없구나.
무엇이 더 낫다 낫지 않다는 애매한 것 같다.
나는 여전히 가끔 잠을 못 이루며
꿈에서 몸서리치고
압박감에 숨이 가빠오기도 하며,
갑작스럽게 눈물을 토해내기도 한다.
나는 너를 통해 이런 감정들을 표출하는 법을 배웠다.
잔인하게도 네 앞에서 가장 솔직할 수 있어서 너를 놓지 못했다.
물론 때로는 네가 붙잡았던 것도 같지만 이제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은 버려야지.
여행이 두려우면 가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말했고,
너를 굳이 놓지 말라고 하셨다.
멀어지면 멀어진 채로 가까워지면 가까워진 채로 두면 되지 않냐고
나는 그저 언젠가 너와 마주하게 된다 해도 너에게 감정을 토로하지 않고 싶다.
그래서인가 보다 최근 내 감정을 게워 내듯 더 이야기하기 다녔던 것은.
그래도 너한테 처럼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전후무후할 것 같다.
너는 나에게 참 무례했고, 모든 것이었다.
입안이 아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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