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를 탐닉하듯 읽어나갔다. 네 사소한 일상이 나에게 스며들고 내 무심한 습관마저 너에게 맞아떨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묻어날 때쯤 불협은 생겨났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었던 우리는 서로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 우리는 둘을 하나로 불렀지만, 그 속은 곪아갔다. 서로를 도려냈다. 서로가 달라 마주 안을 수 있었던 우리는 서로를 닮아 너와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