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세상
스페인말라가여행 230115 본문
어느덧 서른네 개의 나라를 여행했다. 1월 스페인 바다에서 수영도 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변화하는 것이 두렵다. 인연이라는 것이 깊어지기도 얕아지기도 하는 건데 항상 얕아진 인연은 나와 끝인 것만 같아서 마음 아파하고 혼자 상처받으며, 먼저 다가가는 나를 싫어할까 봐 지레 겁내며 머물렀다. 가만히 있으며 다가오는 것들에 순응하는 것이 사실 가장 이상적이다. 퇴사를 할 때는 결정을 하고도 선뜻 의사를 밝히지 못해 최소한 일주일은 노심초사하는데, 사실 퇴사를 말하는 순간은 면접 볼 때보다 더 심장이 두근거린다. 내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즐겼던 적은 없다.
말라가에 도착한 첫날 숙소 체크인까지 할 게 없어 드러누운 바닷가의 햇볕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고 " 바다 들어가도 되겠는데? " 그 말에 동의할 만큼 여기가 스페인이구나 싶은 날씨였다. 그리고 수영은커녕 물도 싫어하던 내가 작년에 덜컥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따보겠다며 수영도 배운 차였다. 그렇게 대충 반바지에 브라탑만 걸친 채 들어간 바닷물은 정말 뼈 시리게 추웠다. 1월은 1월이었다. 그리고 " 나 스페인에서 1월에 바다 들어갔잖아." "안 추웠어?" "엄청 춥던데?"라고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생겼다. 그저 바라보기만 했으면 알지 못했겠지 1월 지중해의 따뜻한 차가움을. 수건으로 대충 털어서 닦은 채 전망대에서 말라가를 바라봤다 흩어지는 매 순간들. 결국 바스러지는 것이라면 매 순간을 더 애틋해해야지.
매번 새로운 것은 두렵다.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어떤 선택이 나에게 어떤 길을 가져다 줄지. 어차피 정답이 없는 거라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 정답이 될 수 있도록 후회 없이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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