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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언젠가 잊혀져 버리는 거라면 본문

ㄴㄱ

기억이 언젠가 잊혀져 버리는 거라면

굥갱 2023. 8. 1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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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언젠가 잊혀 버리는 거라면 나는 너를 아낌없이 안아줘야지.
늘 나는 가지는 것보다 잃는 것을 두려워했다. 구질구질하게 무엇도 버리지 못하는 나는 그래서 너와의 시작이 더 두려웠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함께 반짝이는 시간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의 유한성에 대해 더 곱씹고 너를 사랑하는 것에 거리를 뒀다.
그 무엇도 사랑하지 않으면 그만큼 덜 상처받겠지.
나는 그래서 그 무엇도 사랑하기가 힘들었다. 눈치 보고 도망쳤다. 이대로도 괜찮은 척 무던하게 지내다가도 또 그런 내가 버거워 눈물 흘렸다. 그러다 이미 멀어진 네가 조금은 아쉬울지라도 이 정도의 거리가 우리에게 남겨져 있는 것에 합리화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 솔직해지기로 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너를 마음껏 사랑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고마울 때 고맙다고, 보고 싶을 때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기억이 언젠가 잊혀 버리는 거라면 나는 너를 아낌없이 안아주고 사랑해야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너의 눈치도, 아니, 나의 눈치조차 보지 않고 솔직하게 구질구질 해져야지. 자존심은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해달라고 소리치고 매달리고 구걸해야지. 그리고 그렇게 사랑한 너와, 너를 사랑한 나를, 나는 잊어야지. 너에게 한없이 솔직했던 나를 잊고 나는 살아가야지. 그리고 너는, 너에게 한없이 가난했던 나를, 잊히다 불현듯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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