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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ㄱ

굥갱 2023. 10. 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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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불행한 사람들을 모으는 재주가 있어. "
7년 전이었던가? 왁자지껄한 술자리 한가운데에서 얼큰하게 취한 현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정확히 그렇게 말했다.
" 네가 어딘가 불안해서 그런가? "
그때 우리가 뭘 먹었더라? 돼지갈비였나, 닭볶음탕이었나. 여하튼 그 뜨거운 열기보다, 현의 불콰한 얼굴보다 내 얼굴이 더 붉게 타올랐다. 치부를 들킨 기분이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불행하다기보다, 적당히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골라 나를 기대어 뉘었다. 가볍게 만나 배설하듯 서로의 감정을 토해내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불행은 다른 사람에게 옮겨야만 하는 것처럼 술잔을 기울였고, 내 불행을 털어낸 자리엔 결국 타인의 불행과 불안이 자리했다.
그렇다면 나는 불행한 사람인가.
그리고 현은 불행한 사람이었나.
사실 흐릿해진 그의 모습처럼 기억도 흐릿하다. 현은 실체였던가.
함께하던 그 가벼운 술잔이 서로의 불행을 떠넘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오롯이 혼자 불행한 것인가.
나는 불행한 사람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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