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세상
MBTI 본문
우리는 사람을 16가지로 분류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그 이전에도 별자리로, 혈액형으로 사람을 구분하곤 했다. 전화번호 대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묻듯이, 혈액형대신 MBTI를 묻는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심플해진다.
"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 "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내가 다르기도 하다. 나는 나 스스로를 알듯하면서도 모르겠는 사람으로 볼 때가 많은데, MBTI가 나오고서는 나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하게 된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I이고, 예술작품 보는 것에 흥미가 없는 N이며, 내 자신도 감당할수 없는 감정에 휘몰아치는 F이자, 여행에 익숙해 계획정도는 금방 짜내는 P이다.
남을 납득시킬 수 있는 유형은 F밖에 없는 것 같지만, 그런 모습이 또 나 자체라서, INFP가 아닌, INFP 성격을 지닌 나. 라는 것이다. 나를 설명하기는 쉽지만 이해시키기는 조금 더 어려워졌다. I인데 집에 붙어있는 날이 없으니 말이다.
얼마전 인스타툰을 보다가 MBTI가 이전에도 유행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모두가 나 같이 사는줄 알았다는 말을 보았다. 남들에게 어울리는게 때로 힘들지만, 다들 그렇게 하니깐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고.
MBTI가 더 어릴 때 유행했더라면, 어릴 적 놀이센터에서 구석에 처박혀 2주간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를 본 엄마가 마음을 덜 졸일 수 있었을테다. 구석에 처박혀 글이나 쓰면서도 눈치보는 나도 없었을테고, 계획한 것을 마무리 하지 못하면 잠들지 못해 지금도 새벽이나 되야 겨우 잠드는 습관도 없었을지 모르겠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안다. 그래도 때로는 외로웠고, 때로는 눈물겨워 그 눈물에 잠겨 숨막혔다.
"너는 I인데 왜 이렇게 많이 돌아다녀?"
"T라서 이런 상황에 공감 못하는거야."
"이런 계획 너무 J같아서 갑갑해."
우리는 그 내용이 아닌 틀에만 집중하고 있지는 않을까. 너는 이렇게 보이니깐 이렇게 살아. 라고.
사실 MBTI의 알파벳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자신의 성격유형을 알지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을 16가지로 구분하는 이 MBTI를 좋아하는데, 사람을 16가지로 구분하는 세상속에서 16가지의 가이드라인을 가진 상대방을 이해하는 지침서가 생긴 것 같아서이다. 당신의,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는것도 재미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