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세상
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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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이쯤에서 너도 왔으면 좋겠다.
비가 오는 날이면 늘 몸이 아프다. 그럼에도 비가 오면 대상도 없는 누군가가 생각이 나는지 저 시구가 먼저 떠오르곤 했다.
나는 늘 그랬다.
대상도 없는 누군가를 연모하고, 의도도 없는 상대의 말을 해석하고, 악의가 없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늘 휘청거렸다.
모든 것이 의미이다가 또 그 어느 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았다.
때로는 그것이 본심이었고 때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애정하면서도 진심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의 마음까지도 의심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늘 몸이 아프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때로는 다리부터 골반까지 저릿해져 옴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종일 다리를 주무르기도 했다.
병증은 어쩌면 마음에서 기반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반듯하게 걸어 나가고 있는가.
비가 온다.
그럼에도 우산 없이 기꺼이 그 비를 맞이할 수 있는 내가 아직 퍽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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