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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세상
삿포로여행 240123
어릴 적부터 죽음은 늘 두려운 것이었다. 잠든 엄마의 머리맡에서 죽지 말라며 펑펑 울던 꼬마는 아직도 엄마에게 환장포인트로 남아있다. 여전히 그렇다. 죽음의 고통 따위가 아니라 누군가가 떠나간 후 남겨질 내가 두렵고, 누군가를 남기고 떠나가는 내가 두렵다. 내가 그를 그리워해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들과, 어쩌면 내 기억 속에서 잊힐 것들이 두려웠다. 경험해보지 않은 그 상황은 종종 나를 괴롭힌다. 삿포로행 비행기가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흔들렸을 때도 그랬다. 기왕이면 이런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찰나의 순간 떠나고 싶고, 꼭 선택해야 한다면 남겨진 쪽보다 떠나는 쪽이 되고 싶다. 가지는 것보다 잃는 것이 늘 더욱 두렵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새로운 무언가에 발을 디디지 못한 채 물가만 참방거리..
언젠가의 너에게
2024. 2. 16.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