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굥갱 2023. 4. 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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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그 밤을 돌고 돌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그 끝에서 네가 나에게 손을 내민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너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 2022.08.24 ]

작년 8월 너를 생각하며 쓴 글이야. 우리가 만난 지 어느덧 1년, 너를 처음 만났을 때, 처음 만난 사이에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 걸까 생각했어. 오히려 처음 만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서로의 직업을 묻는 것보다 서로의 생각을 묻는 게 익숙한 대화방법을 가진 우리였기 때문일까. 그리고 1년 동안 우리는 밤을 거닐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그래서 너는 오히려 어렵기도 한 사람인 것 같아.

너는 어떤 사람이야?

너는 나에게 어려운 사람이야. 이 문장을 쓰면서 어떤 문체로 말을 하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게 신기했어. 우리는 자주 이 정도면 사귀는 사이 아니냐는 말을 하잖아. 좋아하는 마음은 너를 생각하게 하고, 너를 생각하는 시간들은 너를 배려하게 하고, 너를 애정하는 그 마음만큼 너는 나에게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우리가 더 어릴 때 만났으면 어떤 사이가 되었을까 물어봤던 그날처럼, 우리는 서른하나의 사월. 어린, 하지만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 나이에 만나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낸 것 같아. 약간의 마찰이 있어도 그 마찰을 풀어낼 만큼은 성숙해진. 사람에게는 타이밍이 있는데 우리는 최선의 타이밍을 만들기 위해 같이 살아온 그 시간 동안 접점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너는 나에게 어려운 사람이야. 우리 처음 만난 그날 네가 1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기억나? 함께 보낸 우리의 1년. 그래서 이제 어렵지 않은 네가 되어가고 있어. 물론 우리가 연인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30년의 공백을 뛰어넘는 특별한 사이. 네 덧니를 보며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네가 앞으로 나와 함께 시간을 걸어갈 수 있어서 좋아.

[ 나는 그래서 기어이 너를 사랑한다.
사랑받는 나와
내가 주는 사랑이 틀리지 않음을 말해주는
너의 사랑의 형태가
온전히 들어맞음을 알기에
- 2022.10.30 ]

너는 어떤 사람이야?

너는 조용히 변화하는 사람이야. 우리가 이제 1년 사귄 사이가 되어 서서히 너를 알게 되어서일까, 아니야 너는 분명 더 반짝이고 있어. 너는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은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때로는 너무 많은 일들에 너 스스로가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근데 그거 알아? 1년 전에 우리가 처음 만난 유채꽃 밭에서 너는 사진 찍는 것도 어색해했잖아. 근데 이제는 사진 앞에서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어. 요즘 문득 생각하면서 네가 굉장히 밝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어. 해사하다. 너는 봄처럼 피어나고 있어. 그래서 더 밝아지고 변화한 네가 어떤 색을 가질지 많이 궁금해. 그리고 조금은 내가 너에게 영향을 준 것 같아서 두근 거려. 그거 알아? 사랑하면 닮는댔어.

너는 어떤 사람이야?

너는 귀여운 사람이야. 머리를 자른다는 표현이 불편하다는 너. 웃을 땐 덧니가 나오는 너. 형식적인 공감을 해주는 너. 책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는 너. 승부욕에 불타는 너. 제스처를 하는 너. 과자 먹이며 나를 살찌우는 너...? 너는 귀여운 사람이야. 그리고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너. 예전에 네 일기가 궁금할 땐 너의 우울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어. 우리는 그만큼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를 드러내지 못했지. 서툴렀던 우리는 서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조금 더 반짝이고 있어. 민영아 곧 장미의 계절이야 우리가 처음 만난. 우리 앞으로 더 많은 봄을 보내고, 함께 밤을 걷자. 그 끝에서 네가 손을 내밀면 나는 망설임 없이 네 손을 잡겠지만, 우리의 밤은 끝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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