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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여행 230117 본문

언젠가의 너에게

론다여행 230117

굥갱 2023. 5. 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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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말라가가 가고 싶었던 게 아니다. 론다를 가고 싶었지. 1박 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돼서 당일치기 일정을 잡은 론다는 흐렸다. 혼자 오른 여행길이라 조금은 고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길이었어서 더더욱. 사실 나는 혼자 하는 것을 싫어한다.
버스를 내리니 가볍게 입은 옷차림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서고, 잠이 덜 깬 몸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두 사람을 만나 식사를 하는 사이 잠시 나던 해조차 사라지고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옷을 빌려준 우수가 우산을 펴자 순식간에 뒤집혔다. 어떻게 이렇게 바로 뒤집어질 수 있냐며, 약간 오른 취기 덕분일까 너무 즐거웠다. 심지어 흰색 신발은 흙길에 물들어갔다. 그럼에도 정신없이 웃어댄 탓일까 함께 즐거울 수 있었다.
"날씨는 보정하면 되지만 기분은 보정할 수 없잖아요."
잔뜩 흐리고 판타지 영화 오프닝에나 나올 것 같은 론다의 모습이 나는 뭐가 그리 즐거웠을까. 그 사이로 무지개가 뜨고 바람에 이내 날아가듯 흩어졌다. 무지개가 날아갈 수 있는 거였다니. 순식간에 나타나고 사라지는 무지개를 우리는 볼 때마다 감탄했다. 이대로 론다에 더 머물지 떠날지를 결정한 것은 찰나였고 우리의 이별은 더 짧았다.
지혜언니와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터미널로 가며 이렇게 급하게 버스 타본 적 있냐 물었더니 지금이라고 답했다. 나와 함께 우당탕탕. 우수가 왜 내 이름이 굥이냐고 물었는데, 윤을 거꾸로 하면 굥,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애칭이자 무엇이든 굥을 붙여 사용하곤 하는데 론다도 굥의 스타일로 물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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