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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여행 230505 본문

언젠가의 너에게

싱가폴여행 230505

굥갱 2023. 5. 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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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변하는 사람보다 잔인하다던가. 그 문장을 본 이후로 변화에 대해 생각하면 늘 그 문장이 떠올랐다. 그때 변화라는 것은 엄청나게 모양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변화하지 않는다는 건 이상한 걸까 생각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잔인한 사월이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 무색하게 소란스러운 사월이었다. 지켜보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로 결정을 번복했고, 나 스스로가 불쾌할 정도로 불안했다. 양면적인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성격의 무엇도 버리지 못하는, 애틋한 것들이 많은 나는 그래서 늘 어딘가에 소속되고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바다 위에서 파도에 덮쳐졌는데 정신 차릴 새 없이 또 다른 파도에 휘말렸다. 부표가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했다. 무엇이든 마침표를 찍고 싶어 여행을 결정했다가 출발 두 시간 전에 취소해 버렸다. 내가 원하는 것에 이렇게까지 갈피를 못 잡은 것도 어색했다.
그렇게 여행을 취소하고 순식간에 이것저것을 정리하니 다시 여행이 가고 싶어 져 하루 전날에야 결정한 게 싱가포르였다. 이런 식으로 가게 될 줄 몰랐던 나라. 정말 생뚱맞은 싱가포르. 낯선 도시.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볼 때면 별이 쏟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묘한 낯섦에 울렁거린다. 새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나를 숨 막히게 하는데, 때로는 이대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낯선 것에 대한 그 두려움이 썩 가셨다. 갈망하던 것을 채워내기 시작해서일까. 여행은 늘 내게 큰 의미였다. 그런 여행을 제재당하고 불안정함은 더 커서 늘 감정이 흘러넘쳤다. 어릴 때는 늘 그 감정이 흘러넘칠까 조바심이 났고, 그때는 흘러넘치는 감정들을 닦아내기에 급급하다, 이제는 흘러 보낼 줄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늘 찰랑이던 그 감정이 차오를 때면 이제는 그냥 한 번 퍼내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조금씩 무뎌지며 다른 방법을 깨달아 가는 게 나이가 들어가는 거겠지.
사람은 변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쏟아지는 야경은 그리도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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