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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여행 230117 본문

언젠가의 너에게

말라가여행 230117

굥갱 2023. 11. 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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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여행을 하며 살고, 여행 속에서 살아가며 자주 받는 질문이다.
"좋은 사람을 만난 곳이 가장 좋았죠."
올 한 해 가장 특별한 날을 꼽을 수 없는 것처럼 가장 특별한 곳은 없었다. 매 순간순간이 특별했고 그 나름의 행복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나는 그래서 늘 싫어하는 것도 많고, 아파하는 것도 많다. 꼭 하나에만 정을 주지 못해 모든 것을 그러안다 보니 온 마음이 무겁게 짓눌리곤 했다.
"그게 뭐야."
라고 말하는 창희오빠와 석영언니의 타박에 이렇게 대답하면 있어 보이잖아요.라고 웃으며 반박했다. 하지만 나보다 더한 여행자들에게 성에찰 대답은 아니었지. 굳이 한 군데를 꼽으라고 말하는 성화에,
"....... 지금?"
하고 답하자 이런 대답이 제일 싫다고 그들은 야유하듯 웃으며 다시 술잔을 들었다.
여행지에서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는 나는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이 가장 애틋하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무심히 흩어지는 풍경들에 시선이 내려앉는다. 그래서 그 순간순간들이 그 시간만의 이유로 특별하다.
기억은 희석된다. 그들과 함께 와인을 마신 노랗게 조명으로 물든 야외 테라스도, 시답잖은 야유도, 조금씩 풍경이 바뀌어가겠지만 그날을 떠올리는 나는 언제나 행복할 것이다.
인연이 스쳐갈 뻔한 사람들과 다시 만난 그 저녁이 특별할 수밖에.
나중에 석영언니는 내가 말하는 게 좋다고 말해주었다. 자기는 뭔지 알 것 같다고, 늘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맴도는 말들을 내가 정리해 주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글을 써보라고 했다. 그래서 행복의 아주 작은 순간들만 고르고 골라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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